강릉 씨마크호텔 코너스위트 숙박 후기
생계의 수지타산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던 시기, 버는 족족 다 써버리는 건 물론이고 아직 벌지 않은 돈까지 다 땡겨 쓰던 시기에 씨마크호텔을 세 번 갔다. 가장 첫 번째 방문엔 엄마와 함께 코너스위트, 두 번째 방문엔 결혼 전 남친 시절 전남편과 함께 코너스위트, 세 번째 방문엔 결혼 후 전남편과 함께 프리미엄 디럭스에 묵었다. 첫 번째 코너스위트 때는 얼마였지... 육십 얼마였던 걸로 기억하고, 그때 내가 살던 방의 월세가 40이어서 거의 두 달치 월세네...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자꾸 얼만지 물어봤는데 절대 말 안 했다. 두 번째 방문 즈음에는 미쳐가지고 씨마크 멤버십을 끊어서..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네^^^^ 무슨 돈으로 그런 짓을 한 거지? 아무튼 그 멤버십으로 조금 할인이 되긴 했던 것 같은데 정확히 얼마를 결제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닌가? 걔 카드로 결제를 했나? 내 돈으로 간 것 같은데... 그리고 세 번째 때는 그 멤버십에서 무슨... 우대권인가? 그런 걸 줘섴ㅋㅋㅋㅋ 제대로 기억나는 게 없넼ㅋㅋㅋ 그런 우대권으로 다녀왔다. 어쨌든 이 글에 올리는 사진들은 첫 번째, 두 번째의 코너스위트 위주고 세 번째 방문 때 찍은 것들도 섞여있다. 처음 가자마자 한라봉을 줘서 기뻤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여기 숙박비면 한라봉 백 개도 사겠네^^^^
코너스위트는 침실하고 욕실에선 바다가 보이고, 거실 쪽에선 산이 보인다. 워낙 층고가 높고, 넓어서 엄마랑 들어가자마자 계속 소리를 지르면서 돌아다녔다. 공기청정기가 빠방하게 돌아가서 바다 근처 특유의 끈끈한 느낌도 들지 않는다. 그럼, 육십 얼마 내면서 끈끈하면 안 되지. (갑자기 정색) 코너스위트 두 번이나 묵어놓고 저 욕조를 못 쓴 게 지금까지도 너무 아쉽다. 욕실이 완전 개방형이어서, 엄마랑 갔을 때도 전 남편이랑 갔을 때도 뭔가 부끄러운 마음에 욕조를 못 썼다. 야... 육십 얼마를 내면서 부끄러움이 대수냐! 으아!! 아까워!!
바다 뷰는 뭐 말할 것도 없지만, 기대 안 했던 산쪽 뷰가 시선을 오래 끌었다. 흐린 날 아침이어서 안개가 많이 껴있었는데, 그게 좀 착잡하고 슬펐다. 강릉은 엄마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해서 둘이 거실에 앉아 할머니, 할아버지 얘기를 많이 했다. 이렇게 좋은 데도 모시고 오고 그랬으면 좋을 텐데 하는 말들. 이름만 아는 엄마 친구들 얘기. 씨마크호텔은 꽤 높은 곳에 있어서 세인트존스호텔도 작게 보이고, 레미콘 차량도 손톱보다 작게 보인다.
코너스위트를 예약하면 체크인을 1층이 아니라, 2층 VIP 라운지에서 진행한다. VIP 라운지로 올라가는 계단이 정말 간지 좔좔이니까 꼭 걸어보길 바란다. 올라가면서 살짝 뒤를 돌아봤을 때 그 광활함에서 오는 뽕이 오지고 지리는데, 너무 확 돌아보진 말고 약간 흘겨보듯이. 몬주알지. (??) 코너스위트 숙박객은 VIP 라운지에서 주는 다과(..)와 함께 저녁에 주는 와인을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 그때는 무제한이었는데 지금도 무제한인지는 모르겠다. 엄마랑 갔을 때는 엄마가 너무 불편해해섴ㅋㅋㅋㅋ 거기 있는 쿠키만 좀 주워먹고 나왔는데, 전남편이랑 갔을 때는 아예 각 잡고 앉아서 와인을 종류별로 한 잔씩 다 마시고 왔다. 그런 죽은 참 잘 맞았지^^^^ 돈을 쓰는 죽만 잘 맞았어^^^^ 조식도 괜찮았고, 멤버십 가입으로 받은 석식 이용권도 써봤는데 저녁엔 스테이크도 준다. 세 번째로 갔을 때는 저녁에 와인도 주문을 했었는데 맛있었고, 또 테이블마다 카네이션을 한 송이씩 둔 게 예뻤다.
코너스위트에서 내려다보는 수영장은 되게 작아보이는데, 가서 보면 미친다. 왜 이름이 클럽 인피니티인지 알게 된다. 씨마크 수영장은 꼭 가야한다. 수영장 안에 들어가야 바다와 하늘이 만드는 황홀한 장면을 볼 수 있다. 뿌엑! 황홀하대! 라고 놀릴 수도 있지만 정말이다. 나 진짜 이런 말 잘 안 해. (진지) 난 이 수영장에 가려고 겨털, 잠털 다 뽑았었어. 물론 엄마랑 갔을 때는 못 갔고, 전남편이랑 갔을 때는 부대시설 뽕 뽑기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도착하자마자 수영장부터 갔다. 그... 물에 뜨는 판... 이름이 뭐지? 아무튼 그런 게 다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수영을 잘 못해도 상관 없다. 아무튼 기억해, 씨마크 수영장 꼭 가. 알았지?
강릉 씨마크호텔에 가기엔 차가 있으면 가장 좋고, 씨마크는 주차장도 간지가 줄줄 흘러서 하차감이 굉장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KTX로도 편하게 갈 수 있다. 서울역에서 출발하여 강릉역에 내리면, 씨마크호텔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탈 수 있다. 하지만 몇 년 전에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쓰는 글이니^^^^ 셔틀 운영 여부 및 운영 시간은 호텔 측에 확인해보길 바란다. 예약은 씨마크호텔 사이트에서 할 수도 있고, 전화로도 가능하다. 예약할 때 카드 정보를 입력하긴 하는데, 결제는 체크인할 때 진행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가물가물) 예약시 입력한 카드 정보와 실제 결제에 이용한 카드 정보가 서로 동일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역시 가물) 다시 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돈을 모으고 아끼기로 결심한 이상 당분간은 못 갈 것 같다. 성공해서 돌아갈게, 씨마크야^^^^ 아, 그리고 1층 로비에 그랜드피아노가 있는데 시간을 잘 맞추면 공연을 볼 수 있다. 그거... 꼭 봐... 누가 거기서 치고 있으면 방으로 바로 올라가지 말고, 근처에 있는 소파에 앉아서 꼭 들어봐... 약속해... 아! 그리고 촬영 금지여서 사우나 사진은 못 찍었는데, 미친 싸우나 꼭 가. 야, 누군진 몰라도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조만간 씨마크 갈 예정인 사람 너 말야! 반말해서 미안한데 싸우나 꼭 가. 새끼 걸고 도장 찍어.